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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킹덤 시즌2 매우 주관적인 리뷰
    영상 2020. 3. 22. 14:01

     

     

    킹덤은 시즌1부터 국내외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다. 사극과 좀비물의 결합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주목을 받았다. 킹덤 시즌2를 보며 나는 자꾸만 왕좌의게임이 겹쳐보였다. 킹덤은 한국판 워킹데드보다 한국판 왕좌의게임에 가깝다. 시즌2 역시 전체적으로 매우 좋은 평을 얻고 있는데,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겠다. 

     

     

    좀비물과 한국식 정치 사극의 절묘한 만남 

     

    당파싸움과 부패한 세도가, 야심에 가득찬 왕비와 외척은 한국 사극에 빠질 수 없는 요소다. 킹덤은 이러한 한국식 정치 사극에 좀비물을 성공적으로 융합시켰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던 두 가지 소재는 이야기가 전개되며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이야기에 생명력을 더한다. 좀비물 특유의 호러 분위기와 처절한 액션이 정치물 특유의 서스펜스를 만나면서 중독성 있는 콘텐츠가 탄생한 것이다. 

     

    이는 왕좌의게임이 갖고 있는 매력과 유사하다. 왕좌의게임에도 '화이트 워커'라고 불리는 좀비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북쪽 성벽을 넘어 인류의 안위를 위협하는 존재다. 킹덤의 역병이 창궐한 남부지방은 화이트 워커들이 득실거리는 북방 땅을 연상시킨다. 좀비들과 싸우며 백성들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세자는 존 스노우와 닮아있다. 한양에서 모든 상황을 이용하며 권력을 갖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왕비는 왕좌의 게임의 서르세이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킹덤이 왕좌의 게임을 따라했다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킹덤은 조선이라는 시대적 배경에 충실했고, 신선하다고 말할 수 있을만한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내는 것에 성공했다. 

     

     

    전개 될 수록 신선함을 잃는 이야기 

     

    킹덤 시즌1은 매우 신선했다. 일단 조선시대에 좀비가 있다는 설정 자체가 비주얼적으로 굉장히 신선했고, 좀비와 역병을 한의학적으로 설명하는 등 세계관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대부분의 설정들이 전에 본 적 없는 것들이었다. 그러나 시즌2가 진행되며, 이야기가 끝을 향해 달려가는 동안 킹덤은 애초의 신선함을 잃고 전형적인 한국 사극으로 변해갔다. 

     

    선악구도는 지나치게 명확하게 변해갔다. 인간적인 빈틈을 자주 노출하며 매력적인 캐릭터로 그려지던 세자(주지훈 분)는 점차 전형적인 정의의 사도의 단편적인 모습으로만 그려졌다. 무엇인가 엄청난 사연을 숨기고 있을 것만 같던 조학주(류승룡 분) 역시 사실은 그냥 악당일 뿐이었다. 

     

    명확한 선악구도 속에서 정해진 결말로 달려가기 위해 연출은 자꾸만 무리수를 둔다. 명확한 강점과 약점을 지니던 시즌1의 좀비들은 전략적으로 대항해야 할 대상들이었다. 그러나 시즌2의 좀비들은 갑자기 약점이 없어지면서 그저 양적으로 더 많이 싸워서 이겨내야 할 적이 되어버린다. 몰려드는 좀비떼를 상대로 홀로 무쌍을 찍는 세자, 불필요하게 자극적인 모습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좀비떼를 막는 사람들의 모습은 보는 내내 '꼭 저렇게까지 했어야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즌2의 후반부는 개연성보다는 멋있어보이는 장면에 집중하고 몰입감 있는 전개보다는 감정에 호소하는 '쉬운 길'을 택했고, 큰 아쉬움이 남았다. 

     

     

    시즌3는 어떻게 될 것인가? 

     

    시즌 2의 결말을 통해 "한국식 정치 사극에 좀비물을 섞는다"는 애초의 킹덤은 마무리가 되었다. 악당들은 모두 죽었고, 정의가 승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극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사건의 뒷 이야기가 전개되고, 세자 일행은 새로운 모험을 떠나게 된다.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하고 전지현의 카리스마 있는 모습으로 당당히 시즌3를 예고했다. 

     

    이야기의 핵심이 되던 '모함 받지만 정당성 있는 세자' vs '힘이 있지만 정당성이 없는 세도가' 구도가 끝나버린 시점에서 킹덤은 시즌3를 어떻게 엮어 나갈 것인가? 어쩌면 시즌3는 '정치 사극'의 메인 장르를 버리고 일종의 모험 활극의 형식을 차용하게 될지도 모른다. 아쉬움은 남지만 팬으로써 마음을 열고 지켜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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