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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던패밀리로 보는 캐릭터의 구축과 진부화
    영상 2020. 3. 15. 11:44

     

     

    모던패밀리는 프렌즈와 쌍벽을 이루는 시트콤 장르 미드의 대표작이다. 여느 시트콤 장르가 그렇듯 모던패밀리에는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많이 등장한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독특하고 매력적인 캐릭터가 구축되는 과정, 그리고 그들이 매력을 잃고 진부해지는 지점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현대 미국 가족의 희화화 

     

    모던 패밀리의 등장 인물들은 제목처럼 매우 현대적이다. 하나의 캐릭터는 하나의 전형적인 미국인의 모습을 대표한다. '캠'과 '미첼'은 미국의 게이 커뮤니티를 대표한다. 이들은 지나친 섬세함과 계속되는 '게이 조크'로 웃음을 유발한다. '제이'는 부유한 베이비부머 상남자를 대표한다. '클레어'는 다소 편집증적인 면이 있는 백인 여성을, '필'은 괴짜 성향이 다분한 남성 캐릭터를 대표한다. 이들은 모두 실제 존재하는 사람들처럼 느껴질 만큼 현실적인 캐릭터들이다. 다만 시트콤의 재미를 위해 그들의 행동과 성향은 과장되어 있다. 극은 캐릭터들을 희화화하며 웃음을 유발하지만 결코 과하지 않다. 모던패밀리는 과장된 캐릭터들을 통해 웃음을 유발하면서도 결코 그들을 밉지 않게 그려내는데 성공한다. 

     

    현대 가족의 과장된 모습은 매우 많은 잠재적 재미거리들을 갖고 있다. 베트남 여자아이를 입양한 게이 커플, 자기 딸 보다 어린 이민자 여성과 결혼한 부유한 백인 남성. 이처럼 캐릭터들이 처해 있는 상황은 그 자체로 독특하고, 이처럼 독특한 상황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수많은 재미 요소를 내포한다. "딸을 좋은 유치원에 입학시키기 위해 레즈비언 커플을 견제하는 게이 커플", "어린 아내와 외출할 때마다 사람들로부터 오해를 받는 제이" 등의 에피소드가 자연스럽게 생겨난다. 모던패밀리의 재미와 매력은 여기에 있었다. 

     

     

    캐릭터의 진부화 

     

    독특한 캐릭터들의 매력으로 승부하던 모던패밀리는 후반부 시즌이 전개될수록 이러한 매력을 잃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10개나 되는 시즌이 진행되는 동안 캐릭터들이 너무 많이 소모되었기 때문이다. 게이 커플은 언제나 과장된 게이의 모습으로 행동하다 뭔가 사고를 친다. 메니는 언제나 애늙은이 같은 태도로 사람들을 대한다. 글로리아는 언제나 콜롬비아 이야기를 하고 감정이 풍부하다. 필은 언제나 과도한 열정을 불태우다 문제를 키운다. 캐릭터의 소모가 가속화되며 캐릭터들의 매력으로부터 자연스럽게 발생하던 에피소드들이 진부해진다. 계속 비슷비슷한 내용이라고 느껴지게 되는 것이다. 

     

    캐릭터의 소모가 가속화 된 이유는 시즌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내러티브가 없기 때문이다. 10개의 시즌 동안 인물들은 별로 성장하거나 변화하지 않는다. 도전을 직면해 이를 극복하거나, 진정한 사랑을 찾거나 하는 등의 명확한 도전과제가 없다. 따라서 이야기는 중심이 되는 스토리가 없이 매번 에피소드 형식으로 진행되고, 캐릭터는 성장하지 못한채 소모되고 만다. 

     

    이는 다른 명작 시트콤인 '빅뱅이론'과 비교해보면 명확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빅뱅이론은 시즌을 거듭하며 주요 캐릭터인 '쉘던'이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처음에는 소시오패스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줬던 쉘던은 친구들에게 애정을 느끼고, 연애를 하고, 여자친구와 함께 살게 되는 등 도전을 헤쳐나가며 성장한다. 전체적으로는 에피소드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시즌 전체를 아우르는 스토리라인이 살아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10개가 넘는 시즌 동안 방영된 드라마지만 '빅뱅이론'의 캐릭터 소모가 훨씬 덜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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