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미드 '프렌즈' - 무엇이 클래식을 만드는가
    영상 2020. 1. 21. 20:00

    미드 프렌즈

     

    90년대에 방영되어 지금까지도 인기를 끌고 있는 전설적인 미드 '프렌즈'다. 프렌즈의 인기와 성공은 실로 엄청난 수준이었는데, 마지막 시즌인 시즌 10의 마지막 화의 시청자 수는 한국 인구 수인 5천만 명을 넘겼다고 한다. 후반부 시즌에서 배우들이 회차당 받은 출연료 역시 10억원을 넘는다고 하니, 그 당시 물가를 생각하면 이 드라마의 인기가 어느 정도였는지 상상해볼 수 있다. 

     

    프렌즈에 대한 사람들의 사랑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데, 페이스북에 'Friends'를 검색해보면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그 뜨거운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수 많은 팬 페이지와 팬 그룹들이 아직도 프렌즈의 장면들을 짤방처럼 공유하며 즐거운 대화를 이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이토록 오래 전에 방영된 드라마의 재방송이 매년 무려 1조원이 넘는 매출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한다. 세계인이 가장 사랑하는 드라마라고 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무엇이 이토록 성공적인 드라마를 만들었을까?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공감 

     

    프렌즈는 '친구의 우정'이라는 주제를 다룬 최초의 시트콤이었다. 주로 가족적인 주제를 많이 다루던 미국 티비 시리즈 시장에 프렌즈의 등장은 꽤 신선했다. 친구들 간의 가벼운 농담, 유쾌한 상황들은 당시 미국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기에 충분했고, 프렌즈를 따라하며 친구들끼리 아파트를 빌려 같이 사는 생활 형태가 유행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프렌즈가 방영된지 30여년이 지난 지금 프렌즈를 시청해도 우리는 모두 그 웃음 코드에 공감할 수 있다. 전혀 다른 시대, 전혀 다른 문화권에 속해 있는 현대 한국인까지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인 것이다. 이는 실로 엄청난 힘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프렌즈가 시대적이거나 지역적인 특성을 가진 요소들을 최대한 배제한 유머를 구사했기 때문이다. 프렌즈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 중 하나를 예로 들어 보겠다. 주인공 중 한명인 '조이'는 먹는 것을 좋아한다. 하루는 조이가 소개팅을 하러 갔는데, 소개팅 상대가 레스토랑에서 조이의 그릇에 담겨 있는 음식을 먹었다. 조이는 참다 참다 폭발하며 소리 친다. "조이는 음식을 공유하지 않아!" 

     

    얼핏 들으면 굉장히 유치한 유머 코드다. 실제로 프렌즈의 유머는 대부분 이런 식이다. 그렇지만 오랜 시간을 들여 착실하게 쌓아 올린 캐릭터들의 힘이 뒷받침 된다면 이는 더 이상 유치한 유머가 아니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가 되는 것이다. 친구들이 술자리에서 하는 유치하고 바보 같은 행동들이 그들이 평소 갖고 있는 캐릭터와 우리가 갖고 있는 그들에 대한 애정과 결합할 경우 최고의 유머가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프렌즈는 철저하게 정공법을 택한 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 매화마다 정직하게 재미를 만들어 갔다. 특별히 두드러지거나 자극적인 소재는 찾아볼 수 없다. 얼마 전 넷플릭스에서 '살색의 감독 무라니시'라는 신작 드라마가 출시된 것을 본 적이 있다. 일본의 포르노 영상 감독의 일대기를 다룬 드라마다. 얼마나 자극적이고 독특한 소재인가? 이런 소재를 택한 콘텐츠는 어느 정도 이상의 성공을 보장 받는다. 그러나 그 독특함은 오히려 독이 되어 콘텐츠의 한계를 규정하기도 한다. 포르노 영상 감독의 일대기를 다룬 작품이 모든 연령층과 시대의 시청자로부터 사랑받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렌즈처럼 정공법을 택한 콘텐츠는 비교적 쉽게 성공하기 어렵다. 비슷한 콘텐츠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경쟁자가 많다는 것은 역으로 더 넓은 계층의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임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정공법으로 성공한 콘텐츠들은 클래식이 된다. 

    댓글

콘텐츠 우주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