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미크로 마크로 - 추리와 월리를 찾아라의 세련된 결합
    게임 2021. 1. 7. 23:36

     

    추리게임, 방탈출류의 게임들을 좋아하는 편이다. 절반 이상의 경우에는 퀴즈의 뜬금 없음과 무너져내리는 개연성에 실망하기 일쑤지만 새로운 게임이 나온다면 비디오 게임이든 모바일 게임이든, 보드게임이든 한번씩 사서 해보곤 한다. 만두게임즈에서 출시한 보드게임 '미크로 마크로'는 그렇게 별 기대없이 구입한 작품이었다. 

     

    결과는 대만족. 코로나로 인해 심심한 요즘 시국에 집에서 가족과 함께 가볍게 즐기기에 매우 좋은 추리 게임이다. 

     

     

    추리 장르 보드게임의 가장 큰 단점 '관찰' 

     

    추리, 방탈출 장르의 보드게임이 비디오 게임과 비교해 갖는 가장 큰 단점은 아마 수많은 정보 속에서 단서를 뽑아내는 '관찰' 경험을 구현하기 어렵다는 점일 것이다. 

     

    하나의 완전한 가상의 세계를 구현할 수 있는 비디오게임의 경우 이는 매우 쉬운 일이다. 추리게임의 명작 '페인 스크릭 킬링스' 같은 작품들이 이러한 부분을 잘 구현한 대표적인 사례가 되겠다. 드넓은 저택을 돌아다니며 수많은 잡동사니와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내게 필요한 단서들을 구분해내는 경험. 관찰은 온전한 추리 경험을 만들어내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다. 

     

    그러나 보드게임에서 이러한 부분을 제대로 구현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물리적인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기껏해야 카드에 잘 보이지 않는 글씨가 숨겨져 있는 정도가 대부분이고, 때문에 추리 보드게임들은 난이도가 높고 때로는 다소 억지스러운 퀴즈들에 의지하기 쉽다. 

     

     

    월리를 찾아라!를 통해 구현한 관찰 경험 

     

    그러나 미크로 마크로는 이 문제를 심플하게 해결한다. '월리를 찾아라!'를 방불케하는 복잡한 현장 지도가 그 해답이다. 

     

    게임에는 엄청나게 크고 복잡한 지도가 포함되어 있다. 지도 곳곳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온갖 행동을 하고 있다. '크라임 시티'라는 부제에 걸맞게 다양한 범죄도 일어나고 있다. 플레이어는 이처럼 복잡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내가 지금 해결하고자 하는 사건과 관련된 인물, 단서를 찾아야 한다. 

     

    자연스럽게 추리를 위한 관찰 경험이 구현된 것이다. 

    잘 짜여진 단서와 스토리를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사건의 전말을 파악하게 되고 강한 성취감을 느끼게 된다. 

     

     

    월리를 찾아라와 추리 보드게임을 결합한다는 메인 아이디어의 매력도 매력이지만, 심플하지만 신기하게 디테일한 일러스트도 게임의 플레이 경험을 한 단계 끌어올려준다. 컬러도 없이 간단한 선 만으로 만들어진 인물들이 신기하게도 전부 구분이 된다. 

     

    미크로 마크로는 그다지 헤비한 게임은 아니다. 가볍게 30분 정도씩 1주일 정도 즐길만한 게임이다. 방탈출 보드게임을 좋아하지만 너무 심각하고 복잡한 게임에 지쳐있다면 한번 시도해볼만 하다. 

    댓글

콘텐츠 우주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