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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서유기7은 왜 지루하다는 평을 들었나?
    영상 2020. 1. 16. 10:00

     

    신서유기7이 지난 1월 3일 종영되었다. 

     

    신서유기 시리즈는 나영석 사단의 작품으로 국내 최고의 예능 프로그램 중 하나다. 그러나 지난 작품들과는 다르게 신서유기7은 다소 재미가 덜 하다는 평을 얻고 있다. 어떻게 된 일일까? 

     

     

    캐릭터의 진부화

     

    신서유기의 포멧은 언제나 비슷비슷했다. 언제나 똑같은 인물퀴즈, 영화 초성 퀴즈, 노래 맞추기를 했고 큰 차이 없는 기상미션을 했다. 대학생으로 돌아간다면 친구들과 엠티를 떠나 한번쯤 해보고 싶은 그런 게임들이지만 특별할 것은 없었고, 언제나 비슷비슷했다. 그리고 언제나 재미있었다. 그런데 왜 하필 시즌7에 와서 지루하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일까? 

     

    신서유기의 재미를 만들어내는 것은 게임이나 미션이 아니라 그것을 수행하는 캐릭터다. 강호동은 잘 먹고 힘이 세며, 이수근은 재간둥이다. 은지원은 '미친자'이며 송민호는 퀴즈를 못 푼다. 여러 시즌을 거치며 이들 캐릭터들은 마치 가까운 친구로 느껴질 만큼 익숙해졌다. 그 익숙함이 장점으로 작용하는 부분도 많지만 이 경우에는 단점으로 작용한다. 익숙한 것은 지루하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은 유독 이처럼 진부화된 캐릭터들을 신선하게 만들어줄 새로운 캐릭터의 활약이 돋보이지 못했던 시즌이다. 전역한 규현이 합류하여 슬픈 캐릭터로 다소간의 활약을 보여줬으나, 비주얼적인 활약에 그쳤다. 송민호가 처음 출연하던 시즌에 터무니 없는 오답들을 연발하여 폭소를 유발하고, 엄청나게 뛰어난 '코끼리코' 실력으로 좌중을 경악시켰던 활약상을 생각해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아마도 다음 시즌을 준비하며 제작진이 가장 많이 고민할 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홈커밍'의 아쉬움 

     

    그러던 와중 항상 해외로 나가던 촬영지가 유독 이번 시즌만큼은 국내였던 것도 아쉬움에 한몫 했다. 어차피 방에서 게임과 미션만 하는데 뭐가 문제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그렇지 않다. 야외 미션시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해외의 유명 관광지, 이국적인 음식과 숙소, 외국인들과 소통을 하며 생겨나는 자연스러운 에피소드들. 이런 요소들은 분명히 반복되는 게임 포멧들 사이에서 훌륭한 완충제 역할을 해줬다. 

     

    개인적으로도 신서유기를 보다가 해외여행 충동을 느낀 적이 여러번 있는 터라 더욱 아쉬웠다. 

     

     

    후속작 만들기의 어려움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어렵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새로운 세상을 창조해야 하기 때문이다. 콘텐츠를 처음 만들 때는 신경 써야 할 디테일, 내려야할 어려운 의사결정들이 너무 많다. 제목을 뭐라고 할 것인가? 어디에서 촬영을 할 것이며 누구를 섭외할 것인가? 그것보다 이 방향으로 우리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것이 정말 맞는가? 

     

    하지만 후속작을 만드는 일은 그것과는 또 다른 종류의 어려움이다. 지난 작품에서 이미 많은 것들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콘텐츠 제작자는 지난 작품에서 보여주지는 않았지만, 콘텐츠가 가진 본래의 매력을 해치지는 않는 무엇인가를 만들어내야 한다. 이건 매우 부담스러운 일이다. 지난 작품의 성과가 좋을수록 제작자의 부담감은 커진다. 그 만큼 콘텐츠 소비자들의 기대치가 높아져있기 때문이다. 그 기대치를 단순히 충족시키는 것을 넘어 더 뛰어난 무언가를 보여주고 싶다는 것은 아마 모든 창작자들의 욕심일 것이다. 

     

    신서유기 역시 7개나 되는 시즌을 이어온 강력한 콘텐츠인 만큼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년에 방영될 시즌에서는 아쉬움을 딛고 더 새롭지만 신서유기다운 즐거움을 선물해 줄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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