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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케팅도 창작활동의 일부다.
    마케팅 2020. 1. 11. 11:26

    콘텐츠 감상은 주관적이다

     

    과연 누구나 공감할 객관적인 콘텐츠의 품질이라는 것이 존재할까? 

     

    콘텐츠의 감상은 굉장히 주관적인 영역이다. 똑같은 영화를 같은 사람이 볼 때에도 보는 사람의 기분, 시청하는 환경 등에 따라 영화에 대한 감상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퀸을 좋아하는 친구와 보헤미안 랩소디를 본다면 영화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매우 좋은 경험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영화 자체에 대한 감정도 더 좋을 것이다. 그러나 귀신을 매우 싫어하는 친구와 공포영화를 본다면 친구의 눈치를 보느라 제대로된 감상을 하지 못할 것이다. 감상은 매우 주관적이고 불안정하다. 

     

    즉, 콘텐츠를 소비하는 맥락은 우리가 하는 경험의 질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통제 가능한 주관성, '관계'

     

    그러나 콘텐츠를 생산하는 입장에서 사람들에게 좋은 콘텐츠 소비 맥락을 만들어주기는 쉽지 않다.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 사람들이 어떤 기분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지, 누구와 함께 소비하는지를 컨트롤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창작자가 통제할 수 있는 하나의 요인이 있다. 

     

    바로 창작자와 콘텐츠 소비자의 관계다. 

     

    우리는 아무 관계가 없는 창작자의 콘텐츠보다 깊은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창작자의 콘텐츠에 훨씬 큰 관심을 갖게 된다. 친구가 노래를 작곡했다고 하면 주의 깊게 들어보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관심을 갖고 감상을 할 뿐만 아니라 더 좋은 경험을 하게 될 가능성 역시 높다. 우리는 친구의 얼굴, 나이, 평소 가치관에 대해 포괄적인 지식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그가 만든 음악 역시 훨씬 입체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그가 어떤 마음으로 가사를 썼을지, 어떤 느낌으로 멜로디를 만들었을지 상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생판 모르는 사람의 음악을 들을 때보다 훨씬 풍성한 경험이다. 

     

    지난번 글에서 마케팅은 관계를 만드는 일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창작자가 하는 마케팅은 콘텐츠 소비자들과 관계를 형성하는 일이다. 물론 실제 친구 만큼 가까운 관계가 될 수는 없다. 그러나 창작자가 자신과 자신의 창작물을 알리려는 노력을 꾸준히 하게 되면, 소비자들은 창작자에 대해 더 잘 알게 된다. 창작자가 갖고 있는 철학은 무엇인지, 어디에서 영감을 받는지, 어떤 생각을 평소에 갖고 있는지,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지와 같은 정보들이 꾸준히 전달 된다. 이러한 정보들은 콘텐츠 감상 경험 자체를 더 풍성하게 만들고, 소비자가 긍정적인 감정을 갖게한다. 

     

     

    마케팅은 창작의 일부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팬들은 그의 신작을 보고 이렇게 이야기 한다. "참 놀란 감독 다운 영화다." 팬들은 놀란 감독이 가진 독특한 개인적 특성들을 잘 알고 있다. CG 사용을 최소화 하여 초대형 트럭을 실제로 뒤집고, 옥수수 밭을 실제로 불태우는 그의 독특한 연출 철학에도 익숙하고, 항상 정장을 입고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는 독특한 생활 습관에도 익숙하다. 이러한 정보들을 아는 사람들에게 놀란 감독의 영화는 훨씬 더 즐길 거리가 많은 콘텐츠가 될 수밖에 없다. 

     

    소비자가 창작자에 대해 갖고 있는 단편적이 정보들, 감정적인 애착은 콘텐츠 소비 경험 자체에 영향을 미친다. 그 영향은 생각보다 굉장히 크다. 심지어 콘텐츠 자체가 가지는 품질보다 중요할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와 관계를 형성하려는 노력은 창작 활동의 일부다. 즉, 마케팅은 예술의 일부고, 창작의 일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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