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용두사미가 된 웹툰 '덴마' 이야기
    게임 2020. 1. 7. 10:05

    웹툰 덴마

     

    웹툰 덴마가 10년간의 연재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이 웹툰의 댓글 창에는 수고하셨다는 인사나 차기작에 대한 기대와 같은 훈훈한 내용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모든 댓글들이 웹툰의 무책임한 마무리에 대해 엄청난 분노를 표출하고 있었다. 

     

     

    사랑이 클수록 미움도 크다

     

    사랑과 기대가 클 수록 그것이 배신당했을 때의 미움과 분노도 크다. 그것이 웹툰 덴마의 팬들이 겪고 있는 감정이다. 덴마는 아이러니하게도 굉장히 좋은 작품이었기에 더 큰 비판을 받고 있다. 

     

    나 역시 덴마를 즐겨 보는 독자 중 한 명으로, 지금도 몇 가지 감명 깊은 장면들을 기억한다. '식스틴' 에피소드의 마지막 장면이라든지, 하즈가 최후를 맞는 장면이라든지, 약물을 끊은 지로의 첫 모습이라든지. 덴마는 때로는 충격적이었고, 때로는 감동적이었고, 때로는 스릴이 넘쳤다. 

     

    그러나 무엇보다 덴마를 명작의 반열에 올린 것은 그 엄청난 스케일. 방대한 이야기와 복잡하게 얽혀 있는 플롯들, 언젠가는 풀어질 것이라고 믿게 만드는 수많은 '떡밥'들이었다. 우주의 귀족들과 초능력자 '퀑'들, 종교 단체 등 크고 작은 세력들과 수많은 캐릭터들이 얽혀 만들어내는 대서사시였다. 

     

    덴마의 연재종료가 배신한 것은 바로 그 방대한 이야기 그 자체였다. 웹툰은 그 동안 만들어 놓은 세계를, 그동안 끌어왔던 이야기를 그냥 포기해버렸다. 열심히 거대한 저택을 짓다가 어느 날 그걸 그냥 자신의 손으로 다 파괴해버린 것이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모를 일이다. 하지만 작가가 본인의 작품에 대한 애정을 잃었다는 것이 대부분 사람들의 생각이다. 이해가 전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10년간의 연재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테니까. 사실 같은 콘텐츠 제작자로써 10년간 같은 만화를 연재한다는 것은 잘 상상이 되지 않는다. 사실 같은 작품에 1~2년간 매달리는 것도 쉽지 않다. 중간중간 슬럼프를 겪게 되고 회의감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그런데 10년이라니. 상상만 해도 아득하다. 

     

    결국 덴마가 보여준 참사는 작가가 자신의 역량 이상의 프로젝트를 무리하게 벌렸을 때 겪게 되는 일이라고 봐도 좋을 것 같다. 이는 우리 모두가 항상 경계해야할 일이다. 

     

    만약 덴마가 자잘한 에피소드들을 줄이고 핵심 플롯 전개에 집중해 5년 혹은 7년 내에 연재를 완성도 있게 끝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댓글

콘텐츠 우주선